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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노동뉴스] 경찰, 3000명 투입해 민노총 위원장 체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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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로고스 |
작성일 | 21-09-03 08:33 |
민노총 “총파업으로 되갚아줄 것”
경찰이 2일 오전 양경수 민노총 위원장을 구속했다. 지난달 법원이 그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지 20일 만이다. 최근 소극적인 공권력 행사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뒤늦게 체포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7월 3일 서울 종로에서 8000여 명 규모의 불법 집회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양 위원장은 경찰의 소환 조사를 세 차례 거부하고, 구속영장 집행에도 응하지 않았지만 이날 결국 종로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됐다. 민노총은 “문재인 정권의 전쟁 선포”라며 “강력한 총파업으로 되갚아줄 것”이라고 반발했다.
양 위원장 체포 작전은 이날 새벽 기습적으로 진행됐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오전 5시 28분쯤 민노총 사무실이 있는 서울 정동 경향신문 사옥에 대규모 경력(警力)을 투입했다. 민노총의 저항에 대비해 수사 인력 100여 명과 41개 부대 등 총 3000여 명을 동원했다. 새벽 3시 30분쯤 일선 기동대에 출동 명령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고가 사다리차와 구급차 등도 배치했다. 서울 지하철 서대문역 일대에선 일부 시민을 대상으로 검문도 이뤄졌다.
경향신문 사옥에 진입한 400여 명의 경찰은 출입구와 비상구, 옥상을 봉쇄하고 수색 42분 만에 14층에 있던 양 위원장을 검거했다. 경찰은 전기톱, 배척(빠루) 등 장비를 동원해 출입문을 뜯어내고 강제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민노총 관계자들이 경찰과 실랑이를 벌였지만 큰 충돌은 없었다.
오전 6시 29분 경찰에 연행돼 건물 밖으로 나온 양 위원장은 주위의 조합원들에게 “10월 총파업 준비 열심히 해주십시오”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양 위원장을 조사한 뒤 조만간 검찰에 구속 송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민노총은 오전 11시 양 위원장이 수감된 서울 종로경찰서 앞으로 몰려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노총 한상진 대변인은 “오늘 문재인 정권이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넜다”며 “어느 정권도 한국 노동운동의 심장 민주노총 사무실에 들어와 위원장을 강제로 연행했던 적은 없는데, 사상 초유의 폭거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경찰이) 새벽에 쥐새끼들처럼 들어와 (양 위원장을) 잡아갔다”고 했고,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가 뭐가 다른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경찰의 해산 요청에도 불구하고, 조합원 70여 명은 25분가량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파업가까지 부른 뒤에야 물러났다. 오후 3시 경향신문 앞에서 재차 기자회견을 열고 삭발식도 했다.
경찰은 민노총이 양 위원장 구속을, 오는 10월 20일 조합원 110만명 참여를 목표로 하고 있는 총파업 준비의 동력으로 삼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민노총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오늘(2일)부터 비상 상황을 선포하고 위원장 석방과 총파업 조직화에 총력 집중할 것”이라며 “양 위원장이 지키고자 했던 110만 조합원은 총파업 결의와 실천으로 위원장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 조선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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