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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노동뉴스] 서울대 인권센터 “청소노동자 드레스코드, 영어시험은 인권침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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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로고스 |
작성일 | 21-09-15 07:49 |
서울대 인권센터(인권센터)가 지난 6월 숨진 서울대 청소노동자 이아무개(59)씨에게 정장과 구두 착용 등 ‘드레스코드’를 요구하고 영어 시험을 치르게 한 행위가 인권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인권센터는 14일 이씨에 대한 관악학생생활관 안전관리팀장 ㄱ씨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ㄱ씨가 미화원들에게 회의 참석 시 정장 등 착용을 요구한 행위 및 두 차례에 걸쳐 문답식 시험을 시행한 행위에 대해서는 인권침해, 미화원들의 점심 시간을 확인한 행위에 대해서는 인권 감수성이 부족한 행위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인권센터는 관악학생생활관장에게 청소노동자들의 처우(업무량, 휴게시간 등)에 대한 합리적 기준을 마련하고 ㄱ씨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시하라고 권고했다. 또 ㄱ씨에게는 인권센터가 지정하는 기관에서 인권감수성 향상을 위한 10시간의 개인 교육을 이수하라고 명령했다.
지난 6월26일 관악학생생활관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씨가 ㄱ씨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고 과로에 시달렸다는 동료들의 증언이 나오자, 오세정 총장은 7월8일 인권센터에 조사를 의뢰했다.
인권센터는 ㄱ씨가 이씨를 포함한 청소노동자들에게 회의 참석 시 정장과 구두를 착용을 요구한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인권센터는 결정문에서 “직장 내 괴롭힘은 행위자의 의도가 없었더라도 그 행위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면 인정될 수 있다”며 “(드레스코드를) 업무 외적인 지시로 받아들이거나 불필요한 부담으로 느끼는 사람도 충분히 있을 수 있고, 복장 준수 여부가 실제 미화팀 직원들의 업무 내용과 관련이 있다고 보기도 어려워 의도를 불문하고 직장 내 괴롭힘으로써 인권침해에 해당한다”고 적시했다.
ㄱ씨가 “근무성적평정에 반영하겠다”며 ‘관악학생생활관’을 영어 또는 한문으로 쓰게 한 행위 또한 청소노동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해 인권침해에 해당한다고 인권센터는 판단했다. 인권센터는 결정문에서 “ㄱ씨는 근무성적평정 제도 자체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시험 결과가) 근무성적평정에 반영된다고 고지해 (미화원들에게) 부담으로 받아들여지게 했고 (시험 문항 또한) 미화팀 직원들의 업무에 필수적이지 않은 사항까지 포함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인권센터는 이씨가 숨지기 전 과로에 시달렸다는 지적을 놓고선 “(이씨의 구역인) 925동은 오래된 건물로 쓰레기를 직접 운반해야 하고 청소가 어려운 면이 있다”면서도 “925동의 청소 업무량이 다른 건물에 비해 사회 통념상 부당하게 과중하다거나 쓰레기 배출량이 지속적으로 과다한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판단했다. 이밖에 ㄱ씨가 청소노동자 ㄴ씨에게 반성문을 작성하게 한 행위를 놓고서도 “자발적으로 (반성문) 작성에 동의한 것인 확인할 필요가 있는데, ㄴ씨가 인권센터의 조사에 응하지 않아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조사 종결 처분을 내렸다.
이씨의 죽음으로 청소노동자의 취약한 노동환경이 세상에 드러났지만, 서울대는 ㄱ씨 제외하고 사건을 둘러싼 다른 관계자들의 책임은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그분(관악학생생활관장이나 인사행정부장 등)들도 조사를 했지만, 징계 대상까지 해당하지는 않는 걸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출처 : 한겨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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