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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노동뉴스] 재택근무자 첫 50만명 돌파, 전년대비 5배 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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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로고스 |
작성일 | 21-07-27 08:37 |
통계청 경제인구 분석해보니 지난해 50만3000명 재택근무 재택 희망 직장인도 90만명 코로나로 대면접촉 줄어든데다 MZ세대 개인주의 문화 겹쳐
SK그룹에서 일하는 이모씨는 이달부터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이씨가 소속된 팀은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될 때마다 팀장 재량으로 수시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데 최근 델타 변이 확산 사태로 다시 재택이 실시된 것이다.
그는 "집에서 회사까지 출퇴근하는데 하루 왕복 2시간을 썼는데 통근시간을 아낄 수 있어 만족스럽다"며 "재택근무 하는 날에는 설거지나 빨래를 전담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SPC그룹 마케팅부서에서 일하는 'MZ세대' 김상진씨(32·가명)는 지난해 재택근무제가 도입되자 점심시간을 이용해 홈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김씨는 "업무 이외 시간에 틈틈히 마케팅 공부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에 국내 재택근무자가 지난해 사상 처음 50만명을 돌파했다.
26일 매일경제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재택·원격근무제 근로자는 지난해 50만 3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배 급증했다. 전체 임금근로자(2044만명)에서 재택근무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1년 새 0.5%에서 2.5%로 늘었다. 코로나19 사태로 대면 접촉을 꺼리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 게 직접적인 원인이다.
장성철 성신여대 생활문화소비자학과 교수는 "일할 때 일하되 무리하게 관계를 맺기 싫어하는 MZ세대(1980~2000년대초 출생자) 등장에 일과 가정 양립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 등이 강해지며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도 재택근무가 점차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택근무자는 4차 대유행 사태가 터진 이달 이후 더 크게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가 이번 달 수도권 거리두기 조치를 4단계로 격상하며 기업체에 직원 30%는 재택근무를 하라고 권고 조치를 내렸기 때문이다.
재택근무를 하고 싶다는 근로자들도 90만명 가까이 '대기'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재택·탄력근무 등 유연근무제를 도입하지 않은 회사에 다니는 임금근로자 가운데 89만 6000명은 '향후 재택근무 도입을 희망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재택근무 선호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25일 세계경제포럼(WEF)은 한국 등 29개국 직장인 1만 2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을 공개했는데 응답자 64%가 '팬데믹 제한조치가 풀린 후에도 사무실 출근에 유연성을 부여해야 한다'며 재택근무를 강하게 지지했다.
특히 한국 직장인들의 기대감이 컸다. 한국은 재택근무 체제가 앞으로 1년 이상 계속될 것이라는 응답률(35%)이 조사 대상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세계 평균(15%)을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한국 직장인들은 '팬데믹이 끝난 후에는 일주일에 며칠이나 재택근무를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는 평균 2.1일이라고 답했다.
최근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지난해 코로나19 국면 이후 미국 노동 시장을 분석한 결과 주 2~3일 재택근무를 한 노동자는 통근비 등이 줄며 소득의 5%가 올라가는 효과가 발생했다. 전미경제연구소는 "대유행이 끝난 이후에도 자발적 재택근무가 적절히 활용되면 최대 5% 수준에서 노동 생산성이 늘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재택근무 확대에 따른 부작용도 분명한 만큼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제도가 확산하는 모양새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중론이다. 재택근무 대표 장점으로는 △통근시간 절감 △유연한 업무환경에 따른 삶의 질 개선 △우수 인력 확보기회 증가 △이·퇴직률 하락에 따른 고용비용 경감 등이 손꼽힌다.
이 같은 장점은 고스란히 단점이 될 수 있다. △주거지와 근무지간 경계가 모호해지며 실제 노동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 △가사 부담 증가 △사내 유기적 의사소통 감소 △근무태만 등 직원 관리비용 증대 등 생산성을 떨어뜨릴 수 있는 요인도 갖고 있다. 통근자가 줄며 도심 경제가 악화하고 블루컬러 등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업종에서 위화감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사회 문제로 대두될 수 있다.
이상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은 "재택근무가 활성화한 미국에서는 재택근무 가능 여부가 우수 인력 확보의 중요한 기준이 됐다"며 "합리적인 인사 평가체계와 안정적인 재택근무 시스템을 구축하는게 기업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출처 : 매일경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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