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 허용 따라… 파업은 불가능

6만 회원 확보 위한 ‘勢경쟁’ 시작

경사노위 근로시간면제委 개최

‘노조전임자 수’ 8년 만에 재논의

조성혜 동국대 교수 위원장 선출

소방공무원·국공립대 조교 등의 노조 활동을 허용하는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이 6일 시행되면서 양대 노총에서 이날 동시에 소방공무원 노조가 출범했다. 노동계에선 전국 6만 소방공무원을 확보하기 위한 양대 노총의 세 불리기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개정 노조법에 따라 노조 전임자의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한도를 심의·의결하는 근로시간면제위원회도 8년 만에 다시 열렸다. 타임오프 한도의 상향 조정을 둘러싸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입장차가 커 노사 갈등이 불가피해졌다.

이날 노동계에 따르면 양대 노총은 법 시행에 발맞춰 고용노동부에 노총 산하 소방공무원 노조의 설립 신고서를 제출했다. 개정 노조법은 결사의 자유 보장을 위한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기준에 따라 소방공무원과 퇴직 공무원 등의 노조 가입을 허용했다. 다만 개정법이 공무원의 쟁의행위 금지 조항을 유지해 소방공무원 노조의 파업은 불가능하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노총) 전국소방안전공무원노동조합은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선에서 고생하는 소방공무원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권익 향상을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홍순탁 노조위원장은 “기존 직장 협의회 등으로는 소방공무원의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다”면서 노조가 노후 장비 개선, 인력 확충, 수당체계 개선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한노총은 지난 4월 소방노조 준비위원회를 설립해 조직화 작업에 일찌감치 뛰어들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도 이날 서울 중구 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맞불을 놨다. 소방본부는 “소방공무원이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자부심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안전하고 존중받는 일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양대 노총의 소방노조는 소방청장과의 면담 등을 추진해 노조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향후 전체 공무원노조와 정부의 단체교섭에도 참여할 방침이다.

한편에선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근로시간면제위원회가 제1차 전원회의를 열고 사측의 월급을 받는 노조 전임자 수를 조정하기 위한 논의에 돌입했다. 이번 전원회의는 2013년 2기 심의위가 열린 지 8년 만이다. 개정 노조법에 따라 근로시간면제심의위가 고용부에서 경사노위로 이관된 뒤 열린 첫 회의이기도 하다. 공익위원인 조성혜 동국대 교수가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현행 타임오프 한도는 조합원 수에 따라 10개 구간별로 2000∼3만6000시간이다. 노동계는 노조 권익 향상을 명목으로 한도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으나, 경영계는 노조 전임자의 임금은 노조가 자체 해결해야 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출처 :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