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전체 취업자 수가 1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2월 이후 코로나19사태로 1년 넘게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오다 처음 반등한 것이다. 다만 지난해 3월 본격적인 고용 충격이 닥쳤던 데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크고, 고용시장의 핵심 계층이라고 할 수 있는 30대와 40대는 여전히 고용률이 떨어졌다는 점에서 고용시장이 회복 국면으로 보기는 섣부르다는 분석이다. 

14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92만3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 대비 31만4000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5세 이상 고용율은 59.8%로, 역시 같은 기간 0.3%포인트 소폭 상승했다.

전체 경제활동인구가 늘면서 실업자 수도 늘었다. 지난달 실업자 수는 121만5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 대비 3만6000명 늘었다. 실업률은 0.1%포인트 오른 4.3%로 나타났다. 취업자와 실업자가 동시에 늘어난 것은 그동안 구직활동에서 빠져있던 인구가 대거 구직시장에 유입됐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비경제활동인구는 13개월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내용을 보면 여전히 회복세로 보기에는 어렵다. 산업별로는 공공일자리 취업자 증가세가 두드러졌고 연령대별로는 고용이 많은 30~40대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산업별로 보면 공공일자리가 많은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17만1000명),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9만4000명)에서 취업자가 많이 늘었다. 반면 도·소매업(-16만8000명), 숙박·음식점업(-2만8000명)에서는 취업자가 감소했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영향과 2019년 3월 고용충격에 따른 기저효과 등이 반영돼 취업자와 실업자는 다소 증가했고, 비경제활동인구는 감소하는 모습을 나타냈다"며 "단정적으로 (고용시장 회복세라고) 하긴 어렵지만, 어느정도 개연성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경제의 허리인 30, 40대의 고용률은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30~39세 고용률은 전년 동월 대비 0.8%포인트 떨어졌으며 40~49세 역시 0.4%포인트 하락했다. 정 국장은 "다른 연령층은 고용률이 늘어난 반면 30대와 40대는 감소했지만, 그 폭은 다소 축소됐다"며 "30대는 제조업, 40대는 도소매업·숙박음식업 중심으로 감소가 컸다"고 설명했다.

아예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도 여전히 증가세다. 지난달 기준 ‘쉬었음’ 인구는 243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만명 늘었다. 같은 기간 구직단념자도 10만2000명 늘어난 68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금재호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이번 지표만으로 '회복세'로 보기는 이르다"며 "고용회복이 됐다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청년일자리와 주된 경제활동을 하는 30~40대 일자리가 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직활동자가 늘어난 것 역시 일자리 증가가 아니라, 오랜 경제악화 끝에 어쩔 수 없이 일자리를 찾아나선 생계형 구직이 늘어났다고도 볼 수 있는데 이는 데이터 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최소 향후 3개월 정도는 추세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오랜 기간 끝에 증가한 취업자 수에 고무적 반응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열고 "최근 회복세가 민간 일자리 중심으로 지속·확대되도록 정책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고용지표를 바탕으로 ‘회복세’로 정의한 것이다. 이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도 "4월 이후에도 고용개선이 이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출처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