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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노동뉴스] 서울고법 “프리랜서 아나운서도 KBS 노동자”…1심 뒤집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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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로고스 |
작성일 | 22-02-18 13:28 |
1심 깨고 ‘노동자 지위 확인’ 항소심 판결 재판부 “정규직 아나운서와 동일한 업무”
<한국방송>(KBS)의 프리랜서 아나운서가 근로기준법의 노동자에 해당한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부(재판장 전지원)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한국방송 강릉방송국과 춘천방송국에서 일했던 프리랜서 아나운서 ㄱ씨가 한국방송을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ㄱ씨가 한국방송의 노동자임을 확인한다”고 판결했다고 17일 밝혔다.
판결문을 보면, ㄱ씨는 2015년 한국방송 강릉방송국장과 프로그램 출연계약을 체결하고 기상캐스터로 일하다 이듬해부터는 텔레비전·라디오뉴스와 음악프로그램을 매일 진행했다. 2018 년에는 인력이 부족한 춘천방송국이 주말 당직자 파견을 요청해 넉달 동안 평일엔 강릉, 주말엔 춘천에서 일했다. 2018 년 12월부터는 아예 춘천방송국에서 ‘프로그램 출연계약’을 새로 체결하고 티브이 뉴스를 진행했다. 단순히 ‘프로그램 출연’만 한 것이 아니라 방송국 견학을 돕거나, 회사의 개국기념식이나 종무식에서 사회를 보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방송은 2019년 7월 신규 인력을 채용했다는 이유로 ㄱ씨를 업무에서 배제했고, ㄱ씨는 2019년 10월 한국방송을 상대로 노동자 지위를 확인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1심 서울남부지법은 원고 패소 판결했지만,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ㄱ씨가 한국방송 노동자가 맞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ㄱ씨는 한국방송의 상당한 지휘감독에 따라 정규직 아나운서와 동일한 업무를 수행했고, 한국방송 직원이 아니라면 수행하지 않을 업무도 상당 부분 수행했다”며 “ㄱ씨가 실질적으로 한국방송에 전속돼 있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프로그램에 대한 건별 대가로 받은 급여는 노동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고, 출퇴근시간이 한국방송이 편성한 방송스케쥴에 따라 정해졌고, 휴가일정도 관리될 수밖에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한국방송의 노동자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한 ㄱ씨가 2015년부터 2년 넘게 일했으므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노동자에 해당하고, 2019년 한국방송이 신규인력을 채용했다는 이유로 업무에서 배제한 것 역시 ‘부당해고’라고 봤다.
ㄱ씨를 대리한 류재율 변호사(법무법인 중심)는 “지상파3사를 비롯한 여러 방송사가 인건비 절감·해고유연화를 목적으로 계약직·프리랜서·도급이라는 미명하에 비전형적인 노동관계를 지속적으로 구축해왔는데, 이번 판결이 방송국의 이런 행태에 경종을 울리고 방송국 스스로도 비정상적인 고용형태를 이제는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는 시대 흐름을 직시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출처 : 한겨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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