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도가 넘는 폭염이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열사병으로 의심되는 노동자 사망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일터에서 열사병으로 사망할 경우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적용 대상이다.
1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폭염 위기 경보가 '주의'에서 '경계'로 지난해보다 18일 일찍 격상되는 등 이른 무더위로 열사병 의심 사망사고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일 오후 3시55분께 한 유통센터에서 컨베이어에 화물을 싣던 노동자가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작업 장소에서 이탈했고, 2시간 뒤 쓰러진 채 발견됐다.
2일 오후 4시35분께 경기 시흥시 한 건설 현장에서는 퇴근하던 노동자가 어지러움을 느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기온이 32.8도에 이르던 4일 대전 유성구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숨졌다. 같은 날 낮 12시20분 쓰러져 응급조치를 받고 휴식을 취했으나, 아래층으로 내려가다 다시 쇼크가 발생해 변을 당했다.
또 5일 낮 12시40분께 인천 강화군 건설 현장에서 오전 작업 후 사라졌던 노동자가 땀을 많이 흘린 상태에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했다.
열사병은 법에 따른 중대재해에서 말하는 '직업성 질병'에 해당한다. 사업장에서 열사병 환자가 1년 이내 3명 이상 발생하거나,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하면 중대재해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중대재해법은 노동자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 발생 시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가 안전보건 관리체계 구축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면 처벌할 수 있도록 한다.
중대재해는 ▲사망자 1명 이상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 2명 이상 ▲동일한 유해 요인으로 급성중독 등 직업성 질병 감염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한 경우를 의미한다.
다만, 최근 폭염으로 열사병 의심 사망 사고가 잇따르고 있음에도 중대재해법 적용 사례는 아직 없다. 아직 정확한 사망 원인을 알 수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용부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해 사이 여름철(6~8월) 발생한 온열질환 재해자는 182명이며, 이 중 29명이 사망했다.
사망자의 69.0%는 건설업에서 나왔다. 제조업, 운수·창고·통신업, 폐기물처리업, 임업, 음식 배달업 등 건설업 외 업종에서도 사망자가 나왔다.
폭염 기간 안전사고 역시 급증하고 있다. 지난 1~8일 전국에서 사다리에 올라가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추락해 숨진 사망 사고가 3건 나왔다.
김규석 산재예방감독정책관은 "폭염 기간에는 수면 부족, 집중력 저하로 인한 안전사고와 안전모 등 개인 보호구 착용 소홀로 인한 치명적 사고가 함께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사업주는 현장에서 안전조치가 준수됐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작업 일정도 건강 상태를 고려해 유연하게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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